
2010년대 이후 | 하이브리드와 에너지 회수의 시대
2014년, F1은 또 한 번 뚜렷한 방향 전환을 맞는다.
이 변화는 단순히 차를 느리게 만들기 위한 규제가 아니었다. 엔진 기술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규정,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과 에너지 회수 시스템(ERS)의 도입이었다.
왜 ‘엔진’이 아니라 ‘파워 유닛’인가
이 시점부터 F1 엔진은 더 이상 연료를 태워 출력을 만드는 장치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동력원이 단순한 내연기관이 아니라, 여러 시스템이 결합된 복합 구조이기 때문이다.
파워 유닛은 1.6리터 터보차저 V6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MGU-K, (MGU-H), 배터리, 제어 전자 장치, 터보차저로 구성되며,
주행 중 발생하는 에너지를 회수하고, 저장하고, 다시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재정의된다.
FIA의 목표는 분명했다. 최고 속도는 유지하되, 효율과 환경성을 기술 경쟁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것
2014년 이후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의 구조
ERS 란 무엇인가
ERS(Energy Recovery System)는 주행 중 버려지던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다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하이브리드 시대의 파워 유닛은 이 ERS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ERS는 배터리와 제어 유닛, 그리고 두 개의 모터 제너레이터로 구성된다. 이 중 핵심은 MGU-K와 MGU-H다.
1) MGU-K | 제동 에너지 회수
MGU-K에서 K는 kinetic, 즉 운동 에너지를 의미한다.
차가 브레이킹할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한다.
가속 시에는 전기 모터로 작동하며, 크랭크샤프트에 직접 연결된 상태에서 내연기관 출력을 보조한다.
현행 규정 기준 MGU-K의 최대 출력은 120kW, 약 160마력이다.
하이브리드 시대의 가속은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 출력이 결합된 결과다.
2) MGU-H | 열 에너지 회수와 터보 제어
MGU-H에서 H는 heat를 뜻한다. 이 장치는 터보차저와 직접 연결돼 있다.
첫 번째 역할은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열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되거나, MGU-K를 통해 바로 사용된다.
두 번째 역할은 터보차저 회전 속도를 제어하는 것이다.
MGU-H는 터보 랙을 줄이고, 출력 반응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이브리드 규정이 바꾼 성능의 기준
2014년 이후 F1에서 성능은 더 이상 순수 출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회수하고, 언제 사용하느냐가 랩타임의 일부가 됐다.
연료 유량 제한, 에너지 회수량 관리, 전기 출력 활용 전략은 직선 가속과 추월, 레이스 후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같은 출력의 엔진이라도 ERS 운용 능력에 따라 경기력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2026년 하이브리드의 재정의
왜 다시 규정을 바꾸는가
2014년에 도입된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 규정은 12년간 유지됐다.
이는 F1 역사상 가장 긴 수명을 가진 엔진 규정이며, F1을 역사상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레이스카의 시대로 이끌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기술 복잡성과 비용 증가, 신규 제조사 진입 장벽이라는 문제가 누적됐다.
이에 따라 FIA는 2026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파워 유닛 규정을 도입한다.
2026년 규정의 기본 방향
2026년 파워 유닛 규정은 세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첫째, 추월이 더 쉬운 레이스 환경.
둘째, 구조 단순화를 통한 비용 절감.
셋째, 도로용 자동차 기술과의 연관성 강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
이 목표들은 서로 충돌할 여지가 있지만, FIA는 규정 설계를 통해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
2026 파워 유닛의 구조 변화
1) MGU-H의 삭제
2026년 규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MGU-H의 완전 삭제다.
MGU-H는 기술적으로 매우 효율적이었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비용이 높았으며 로드카 기술로의 확장성도 제한적이었다.
FIA는 이를 제거하고, 보다 현실적인 기술인 MGU-K에 집중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2) 전기 비중의 확대
MGU-H가 사라졌다고 해서 전기 시스템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기존 파워 유닛에서 전기 에너지가 차지하던 비중은 약 20%였지만, 2026년 이후에는 약 50%까지 증가한다.
MGU-K 출력은 120kW에서 350kW로 크게 늘어나며,
감속뿐 아니라 코스팅과 부분 가속 구간에서도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회수한다.
결과적으로 내연기관과 전기 시스템의 비중은 거의 대등해진다.
3) 지속가능 연료의 도입
2026년부터 모든 F1 머신은 100% 지속가능 연료를 사용한다.
이 연료는 탄소 포집 기술, 도시 폐기물,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며, 엄격한 인증 절차를 거쳐 공급된다.
이는 성능 저하 없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시도이며, F1이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전략의 일부다.
2026년 레이스 운영 방식의 변화
1) DRS의 종료와 Overtake Mode
2011년부터 사용되던 DRS는 2026년부터 폐지된다.
대신 에너지 기반의 Overtake Mode가 도입된다.
앞차와의 격차가 1초 이내일 경우, 지정된 감지 지점을 통과하면 이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추가적인 에너지 충전과 전기 출력 프로파일을 통해 다음 랩에서 더 높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특히 긴 직선 구간에서 효과가 크다.
이는 공기역학 중심의 추월 보조에서, 에너지 관리 중심의 추월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2) Boost (에너지 사용) 와 Recharge Mode (회수)
2026년부터 드라이버는 Boost 기능을 통해 전기 에너지 사용 시점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
이 기능은 공격과 방어 모두에 활용 가능하며, 한 번에 사용하거나 랩 전체에 분산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에너지 회수는 대부분 자동으로 이뤄지지만, 일부 상황에서는 드라이버의 판단이 개입된다.
드라이버는 단순한 조작자를 넘어, 에너지 전략을 실행하는 주체가 된다.
2014년 이후 F1은 엔진의 시대에서 파워유닛의 시대로 넘어왔다.
그리고 2026년은 그 파워유닛 개념을 유지한 채, 전기 비중과 지속 가능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전환점이다.
지속가능성과 제조사 유입을 동시에 추구하며, 추월 방식은 공력 중심에서 에너지 관리 중심으로 이동한다.
F1의 역사는 가장 빠른 차를 만든 기록이 아니다.
어떤 기술이 허용되었고, 어떤 기술이 위험하거나 불공정하다고 판단돼 금지되었는지의 기록이다.
규칙은 속도를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결과적으로 기술의 방향을 결정해왔다.
그래서 F1은 계속 변하고, 그래서 F1은 여전히 연구 대상이다.
글의 길이상 이번에는 2026년 파워유닛의 특징에 대해 제한적으로 다루었다.
다음 편에서는 2026년 파워유닛 외 에어로다이나믹스를 포함해,
2026년의 규정 변화 + 팀들의 적용을 전반적으로 다루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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